성역할 개념의 발달과정

성역할 개념의 발달과정을 알아보자.

 

 성역할 개념은 생애 초기부터 형성되기 시작하여 전 생애에 걸쳐 발달되며, 유아기는 성 역할에 대한 이해가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로 중요하다. 성역할 개념의 발달은 일반적으로 자기 정체감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생겨나는 2세를 전후하여 시작된다. 이 시기의 유아는 주변 성인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역할 모델을 민감하게 관찰하고 학습하며 일상에서의 성 역할 행동으로 일반화시킨다. 성장과정에서 유아는 사회적 규준에 의한 성역할 행동에 영향을 받으며, 4~5세 유아의 경우 사회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또래 유아의 성역할 행동을 강화하기도 한다.

 성역할 정체성 및 성역할 고정관념의 발달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성역할 정체성

 성 정체감(gender identity)이란 남성 또는 여성으로서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의식하고 자신의 성을 정확하게 명명하며 정서적으로 수용하는 것과 함께 타인을 남자, 여자로 구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즉 자기가 속해 있는 특정 성(性)을 알고 다른 사람들의 성을 인식하는 능력으로 개인의 자아정체감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또한 성역할 정체성이란 '한 개인이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성을 알고 그에 따른 태도나 행동에 대한 역할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역할 정체성은 유아기부터 발달되기 시작하며, 부모나 교사 혹은 또래를 포함한 타인과의 교류나 대중매체의 영향을 받으면서 형성된다.

 2~7세 유아기에는 자신의 성별을 아는 성 정체감 획득을 시작으로 성 일관성을 이해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이루어진다. 2세경 유아는 두 개의 성별이 있다는 것과 자기가 그중 하나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를 인식할 수 있고, 더불어 타인의 성별을 구분할 수도 있다. 예컨대 아버지는 남자이고 어머니는 여자라는 것을 안다. 이 시기의 유아는 주로 생김새나 옷차림, 헤어스타일 등 남녀의 신체적 외양의 차이를 단서로 성별을 구분하며, 남녀의 생식기에 따른 성 구분을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옷이나 머리 모양을 바꾸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별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4세 무렵 유아는 성 안정성(gender stability)을 이해한다. 남아는 커서 아빠가 되고 여아는 엄마가 되는 것을 이해하며, 자신의 성은 일생동안 유지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7~8세경에는 복장이나 헤어스타일, 놀이 종류와 같은 외적인 모습과는 상관없이 생물학적인 특성(신체적인 조건)에 의해 항상 유지된다는 성 항상성(gender constancy)에 대한 인식이 발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성 항상성 발달 수준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존 개념의 형성과 같은 인지적 성숙에 따라서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2) 성역할 고정관념

 성역할 고정관념이란 '성에 따라 외모, 행동 양식, 말씨,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 특성들이 다르다고 규정하는 인식'을 뜻한다. 예를 들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온순하다', '남성은 여성보다 더 성취 지향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각 문화권의 편견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특징이나 가치평가를 달리하는 고정관념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성역할 고정관념은 성차(性差)를 전제로 하는 개념으로써 사회문화적 특성과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회마다 성차에 대한 일반적이고 일관성 있는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성역할 고정관념은 아주 어린 시기부터 강하게 형성된다. 2세 유아도 성역할 고정관념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성을 영속적이고 바뀔 수 없는 면으로 간주하면서 동성의 부모와 동일시가 이루어진다. 3~5세 유아기는 이러한 고정관념이 더욱 증가되는 시기이다. 연구결과, 3~4세 유아에게서 직업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이 나타났으며, 이는 5~6세 유아에게서 현저하게 높아졌다가 7, 8세에 이르러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또한 직업이나 활동, 장래 희망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에 있어 남아가 여아보다 훨씬 강한 고정관념을 나타냈다. 한편 성격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5세경 유아도 여성은 부드럽고 애정적이며 남성은 강하고 지배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인식을 하였고, 이러한 인식은 11세까지 증가하였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연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종전의 연구결과에서 5~15세 아동들 모두 어머니가 일상적인 가사활동과 자녀양육의 일을 담당하고 아버지는 힘을 요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지각하였다. 최근 벰의 양성성 개념을 토대로 양성 평등적 역할 모델을 그린 동화와 같은 교재를 활용하여 유아의 성역할 태도 변화를 살펴본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 유아의 성역할 고정관념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