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할 개념 발달에 관한 이론적 관점

성역할 개념 발달에 관한 이론적 관점을 알아보자.

 

 성에 대한 개념과 가치관의 발달은 유아가 신체적으로 자신이 남자 또는 여자라는 것을 분별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즉 성역할 개념의 발달은 유아기부터 시작되어 청년 후기에 거의 확립되며 쉽게 변화되지 않는 측면으로 개인의 사회적 적응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 생물학적 결정론

 성역할에 대한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남성이 타고난 신체 구조와 같은 생물학적인 차이에 초점을 둔다. 즉 유기체의 선천적인 특징에 의해서 기질이나 성격 차이가 결정되며, 성역할 행동을 영구적인 인성으로 가정한다. 실제로 남아는 여아보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남아에 비해 여아는 더욱 풍부한 표정이나 미소를 나타낸다. 이러한 차이는 성역할에 대한 학습 기회를 갖기 전에 일찍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물학적 결정론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생물학적 결정론은 다시 사회생물학적 관점과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구분된다. 사회생물학적 관점에서는 공격성이나 모성적 행동과 같은 행위들이 생물학적, 진화론적으로 어떻게 유전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태어날 때 대개 남아가 여아보다 몸무게, 키, 근육 량이 크며, 남아에 비해 여아가 자극과 고통에 대해서 더 민감한 것은 인간의 생물학적 성차를 설명하는 하나의 예이다. 그러나 인간의 성차에 관해 생물학적 영향력을 주장할 만한 일치된 연구 결과들은 거의 없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성역할 개념에 대한 남녀 차이는 인간의 심리성적 발달 5단계 중 제 3단계인 남근기에서의 서로 다른 경험에 기인한다고 본다. 이 이론은 성역할 개념의 발달을 동일시의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동일시란 '어떤 역할 모델의 행동, 태도, 신념 및 사고방식을 따라서 자신의 자아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말한다. 이 관점에 따르면 4~6세경 남아는 외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를 통해 동성인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경쟁심을 갖게 되고 그것은 선망과 동일시의 과정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여아의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는 남근 선망과 아버지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져 어머니와 동일시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동성 부모의 행동과 생각, 느낌을 닮고 싶어하는 동일시 과정을 성역할 개념 발달의 필수 조건으로 보았다.

 

(2) 사회학습 이론

 사회학습이론에서는 사회적 경험이 성역할이나 성차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강조한다. 즉 성역할 개념의 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적 요인과 관찰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역할 학습을 중시한다. 따라서 성역할의 발달은 일차적으로 강화와 모델링, 벌 등에 의한 직접적인 학습과 훈련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다시 말해 유아는 아주 어린 시기부터 부모, 교사 또는 또래로부터 생물학적인 성에 적합한 행동은 강화되고 적합하지 않은 행동은 처벌됨으로써 직접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회학습이론에서는 유아가 성역할개념 발달에서 '보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아의 남자다운(여자다운) 생각과 행동에 따르는 사회적 인정 및 수용이 유아가 성역할을 동일시하게 되는 동기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관찰이나 모방과 같은 간접적인 학습을 통해서도 성역할의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가정한다. 즉 유아는 동성의 부모나 교사, 또래와 같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적 모델을 모방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성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는가', 그리고 '남자와 여자에게 가치 있는 행동이 무엇인가'에 적합한 성역할 행동을 학습한다고 본다. 특히 유아의 행동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승인, 제재)은 결정적이다. 예를 들어 남아의 우는 행동에 대해 어머니가 여아와는 다른 반응을 주었을 경우(예 : '남자가 씩씩해야지. 약한 사람이나 우는 거야. 우니까 창피하네.), 우는 것은 남자다운 행동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받게 되고,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성역할 개념으로 내면화될 수 있을 것이다.

 

(3) 인지발달 이론

 인지발달이론에서는 성역할 개념의 발달이 유아가 자신을 남성 또는 여성이라고 지각하는 것과 같은 인지적 성취를 바탕으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콜버그(Kohlberg)는 유아가 먼저 자신의 성을 남성 또는 여성으로 지각한 후에 비로소 그에 적합한 사회적 기대와 가치 및 태도를 동일시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성역할 개념이 발달해가는 과정에서 '나는 남자 혹은 여자다'라는 인식이 먼저 일어나며, 그 다음으로 자신과 같은 성별인 성인의 행동을 모방하면서 남성 혹은 여성에 적합한 행동을 학습하게 된다는 것이다.